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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인식 탄생 100주년 기념전시회

중경의 깔/공연전시_맛깔

by 중경(中景) 2020. 1.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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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인식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회"


대구미술관은 대구 출신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현대미술에서 주요한 작가인 곽인식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순회전<탄생 100주년 기념 곽인식>전을 개최한다. 대규모 회고전 형식의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200여 점과

자료 100여 점을 통해 곽인식 예술의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그 위상을 재정립하고자 한다.










현실 인식과 모색 : 1937년 ~ 1950년대 말


도쿄와 대구에서 제작된 초기 작업과 초현실경향의 작품들이다.
곽인식은 1937년 도일하여 일본미술학교를 졸업하고 1942년 귀국, 대구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후 1949년 일본으로 돌아간다.
1950년대 주요 공모전에 출품하면서 거의 매해 개인전을 개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전개해 나갔다.
남아있는 가장 초기작인 <인물(남)>(1937~38)은 음영의 대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긴머리 소녀 A Girl with Long Hair
1946/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90×72.7cm/대구미술관 소장  Deagu Art Museum collection




또한 독립미술가협회전에 입선한 <모던걸>(1939)은 기하학적 요서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배경에 기하학적 형태과 면의 분할은 작가가 새로운 미술사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한다.

일본은 패전 후 경제적, 정신적으로 심각한 위기상황을 겪게 되는데 이러한 불안한 현실을 반영하는 작품들이 다수 제작되었다.





인물(남) Figure(man)
1937-8/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91×72.5cm/국립현대미술관 소장 MMCA collection





곽인식의 작품에서는 신체가 왜곡되어 눈알이 강조되거나 손발 같은 특정부위가 지나치게

과장된, 초현실 경향의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가 남긴 다수의 스케치북과 드로잉을 통해

이 시기 작업에 대한 그의 열정과 다양한 표현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작품Work
1955/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34×60cm/유족소장 Private collection




<작품>(1958)은 눈알의 형체가 과장되게 나타나 있으며 강렬한 붓 터치에 의한 표현적인 경향을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작품들에서 보여지는 물질감과 원색의 색채는 이후 모노크롬 회화에서도 일관된 특징으로 나타난다.




작품Work
1958/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92×182cm/유족소장 Private collection













균열과 봉합 : 1960년대 ~ 1975년


행위가 부각되며 무성을 드러내는 작품들로, 1975년 회고전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된 시기를 포함한다.
1960~61년에는 노랑, 빨강 등 원색의 물감과 석고로 이루어진 물질감 있는 모노크롬 회화를 제작하였다.




작품61-100 Work61-100
1961/패널에 석고, 선글라스 Plaster, sunglasses on panel/52×73cm/유족소장 Private collection











1961년에는 점차 모노크롬 회화에 일상적 오브제인 철사, 바둑알, 유리병, 전구 등을 부착함으로써

사물화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후에는 유리, 놋쇠, 철, 종이 등 재료자체의 물질성이 드러나는 작업을 전개해 나갔다.









1962~63년 깨트린 유리를 붙여 지울 수 없는 흔적을 제시하였으며 이후에는 놋쇠를 구부리고 칼자국을 내고

자른 부위를 놋쇠 철사로 꿰매는 행위를 통해 봉합한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작품Work
1962/패널에 유리 Glass on panel/72×102cm/국립현대미술관 소장 MMCA collection












이러한 작업시기는 남북통일 운동을 전개하던 시기와도 일치하여 물질의 균열과 봉합을 통해 시대의 상처를 극복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1969년에는 종이를 '원'의 형태로 조심스럽게 자른 화면을 제시하였는데 여기서 종이의 '원'은 평면도 조각도 아닌 물질이 된다.









위의 작품들과 달리 이 시기 <샘>연작(1960년대 후반)은 나무판과 동판이라는 이질적인

소재가 결합되고  화면 안에 열린 공간을 암시함으로써 상징성 있는 화면을 제시하고 있다.




작품65-5-2 Work65-5-2
1965/동판, 동철사 Copper plate, copper wire/100×72cm/국립현대미술관 소장 MMCA collection







무제 Untitled
1969/종이 Paper/130.4×130cm/도쿄 갤러리 Q소장 Gallery Q collection














사물에서 표면으로 : 1976 ~ 1988년


1976년 이후엔 자연석, 도기, 나무작업과 채묵화 작업이 병행된다. 타마강에서 주은 돌을 우주의

별처럼 쪼거나 돌에 물이 밀려 들어온 지점을 표시하기도 하고 쪼갠 돌을 붙여 흔적을 남기기도 하였다.





작품No.11/Work No.11
1976/돌 Stone/10×9.5×9.5cm/국립현대미술관 소장 MMCA collection











또한 점토에 손자국을 남기거나 나무의 표면에 숯으로 만든 먹을 칠하는 등의 행위는 자연물과 인간이 하나되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작업은 종이와 붓으로 대체된다. 돌을 쪼던 끌이 종이에 붓으로 변화된 것이다.

묵, 붓, 종이는 인간의 호흡과 신체의 리듬을 재발견 시켜주고 인간이 자연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해준다.








종이의 앞면에 찍힌 점들과 뒷면에 찍힌 점들이 스미듯이 겹쳐지면서 깊이있는 공간감을 형성시키며 이때 종이는 하나의

물질이 된다. 평면적 속성을 지닌 종이에 여러 번 점을 포개 놓음으로써 종이는 평면이자 동시에 두께를 가진 표면이 된다.
표면이란 결국 사물일 때 존재할 수 있는 것으로 유리의 긁은 흔적이나 자연석의 표면 등 그간의 작업과 일관된 맥락으로 이해되어질 수 있다.













작품80-M/Work80-M
1980/종이에 채색 Color on paper/127×376cm(×2)/대구미술관 소장  Deagu Art Museum collection











곽인식(1919~1988)은 일본 미술에서 사물의 논의가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물성(物性)을 탐구해온 작가이며, 시대를 앞서 간 작가였다.
유리, 황동, 종이 등 다양한 소재의 물성을 실험하는 작품들을 제작해왔다. 물성과 관련해서 서구에서는 1960년대 후반 아르테포베라가

있다면 일본에서는 1970년대 전후 모노하가 국제적인 흐름에 대응되는 조류로 주목받았는데 곽인식의 작품은 이를 훨씬 앞선 것이었다.


또한 1960년대 전반 전위공간으로 재조명받고 있는 나이카화랑(內科畵廊)에서, 깨진 유리를 전시했던

 곽인식의 개인전(1963)은 작가의 전위성을 보여주는 실례라 할 수 있다.









1960년대 초기부터 거의 일관되게 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소재에 대한 깊은 관심과 원이라는 기본적인 형상이었다.
"우주 속에서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사물이 존재한다...나는 일체의 어떤 표현행위를 멈추고 사물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자 하는 것이다."









곽인식은 물질과 대면하여 귀 기울이며 대등한 입장에서 진지한 대화를 하고자 했다. 강가에 앉아 돌에 물이 차오는 것을 지켜보며

물 찬 지점에 표식을 남기는 등 곽인식의 행위는 단지 과정상의 해프닝이라기 보다는 인간과 물질을 일체화하고자 하는 상호작용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가 추구한 원은 근원적인 형태요소이자 안과 밖을 포용하는 우주적인 상징 표현이 아니었을까 상상해 본다.
이러한 물질에 대한 본질적 탐구와 조형요소의 근원성은 이 시기 작가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사물을 관찰하고 교감하면서 미술에서 앞서 걸음을 재촉해왔던 곽인식은 생애를 바쳐 치열하게 작업해왔으며 어려운 처지의

 한국작가들에게는 한없이 자애롭고 지적인 스승이자 선배였다. 또 한편으로는 사회에서 '미술 이전의 문제'를 고민하고 실천했던

활동가이기도 했다. 곽인식의 삶과 예술세계를 통해 물질의 개념이 어떻게 발현되고 전개되어 왔는지 물질의 개념형상과
그 의미를 일본과 한국의 맥락에서 살펴보고 공감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in..



대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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